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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은 역시 자연 면역이 최고랍니다. 건강


우리는 ‘자연’이라는 말을 들으면 따스한 햇볕이 내리 쬐고 산들바람이 부는 봄날이나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들판과 같이 ‘포근하고, 평온하며, 많은 좋은 것을 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진, 홍수, 화산, 폭풍우, 혹한, 질병도 역시 자연이라는 것은 쉽게 잊어버립니다. ‘자연 면역’이 가장 좋다는 사람도 아마 그 사실을 깜박 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자연 면역’이라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 어떤 병에 대한 면역을 ‘자연’스럽게 얻으려면 생각보다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자연 면역’을 얻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왔는지 알아볼까요?

예방접종 덕분에 지금은 사라진 천연두(두창)라는 병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병에 걸린 사람의 약 30%가 사망했습니다. 병에 걸린 사람의 70%는 살아남아 ‘자연 면역’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연 면역’을 얻는데  30%라는 많은 사람의 목숨을 대가로 치르는 것입니다. 그러면 살아남은 사람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을까요? 살아남은 사람들은 병에 걸렸을 때 온몸에 생긴 고름주머니의 흔적을 평생 가지고 살았습니다. ‘곰보’라고 부르는 얼굴의 흉터가 그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천연두에 걸리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조선말기에 두창에 대한 예방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요즈음은 70세가 훨씬 넘은 분들에서만 그런 얼굴을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흔했지만 지금은 보기 힘든 병 중에 소아마비라고도 말하는 폴리오가 있습니다. 폴리오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생기는 병인데 감염된 사람의 70% 정도는 아무런 증상도 없습니다. 그리고 25% 정도는 가벼운 증상만 앓습니다. 4%는 뇌수막염에 걸리고 1% 정도는 팔이나 다리의 근육이 마비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95%가 넘는 사람이 ‘자연 면역’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뇌수막염에 걸린 사람은 후유증이 남는 수가 있고, 근육이 마비된 환자 중에는 호흡과 관련된 근육이 마비되어 숨지는 사람이 생깁니다. 마비가 생긴 사람은 병이 나아도 한쪽 팔이나 다리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로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 주변의 50대 중반을 넘는 사람 중에는 폴리오의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요즈음에도 우리나라 사람이 걸리는 홍역은 어떨까요(2019년에 우리나라에서는 190 명 정도가 홍역에 걸렸습니다)?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높아서 예전에는 ‘살아서 홍역을 앓지 않은 사람은 죽은 후에라도 앓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인류가 항생제를 사용하기 전에는 홍역에 걸린 사람의 20%가 사망했습니다. 영양이나 몸의 상태나 좋지 않아 면역이 약한 사람들은 사망률이 40%에 이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항생제가 개발된 후에는 사망률이 10% 이하로 떨어졌고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사망률이 1%가 좀 못됩니다. 홍역에 대해 ‘자연 면역’을 얻으려면 과거에는 20%가 사망했고 지금은 1% 정도가 사망하는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비율만 보면 실감이 나지 않으시죠? 1963년에 홍역 예방주사가 도입되기 전, 그러니까 ‘자연 면역’에 의존할 수 밖에 없을 때에는 해마다 세계적으로 260만 명 정도가 홍역 때문에 사망했고, 세계 인구의 85% 정도가 예방주사를 맞은 2018년에는 1년에 14만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오염된 물을 마시는 바람에 설사병이 생기고, 아프리카에서만 다섯 살 이하의 어린이가 1년에 170만 명이나 사망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설사병은 대부분 미생물이 일으키는 병입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설사병에 걸리고, 17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어린이는 병을 앓고서 ‘자연 면역’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서 그곳에 간 사람들은 마시고 설사병에 걸리는 그런 물을 마시면서도 병에 걸리지 않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 면역을 ‘자연’스럽게 얻는데 1년에 170만 명이라는 목숨이 희생되는 것입니다.

한 때 인공스러운 수두 예방주사를 맞지 말고 ‘자연’스럽게 면역을 획득할 수 있도록 수두파티를 하자고 주장한 한의사漢醫師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은 수두가 어떤 병인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수두를 앓으면 온몸에 가려움증이 심하고(가려움증이 얼마나 심한지는 키우는 아기가 수두에 걸려 괴로워하는 것을 지켜본 분만 알 것입니다.) 물집이 생겨서 그렇지 병을 않고 나면 별다른 흔적도 남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시는 수두에 걸리지 않으니 ‘자연 면역’이 생기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수두에 걸리면 수두만 다시 걸리지 않습니다.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는 몸에서 없어지지 않고 신경에 꼭꼭 숨어 있다 나중에 대상포진을 일으키게 됩니다. 수두파티를 해서 수두에 대한 ‘자연 면역’을 얻는 것은 훗날 대상포진을 앓게 되는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인공적인 예방주사를 맞지 않고 그냥 병에 걸려서 자연스럽게 면역을 얻자’고 주장한다면 그 사람은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첨부한 사진으로 인용한 글에서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면 우리 몸이 더 이상 호르몬은 생산하지 않는 이치’라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글쓴이가 ‘그 호르몬이 몇 가지나 되는지, 호르몬 이름이 뭔지 알고서 쓴 걸까?’하는 의문으로 마무리합니다.

* 처음 올린 날 : 2021년 10월 27일
  마지막 고친 날 : 2021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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